미국 텍사스주 연방 상원의원이 공립 초등학교 및 중학교의 각 교실의 눈에 띄는 곳에 ‘십계명’이 적힌 포스터를 의무적으로 전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처치리더스닷컴에 따르면, 필 킹(Phil King) 공화당 상원의원은 정확한 규격의 포스터에 “너는 해야 한다(Thou shalt)”라는 문구가 적힌 십계명을 교실마다 부착할 것을 의무화하는 상원법안 1515호(SB1515)를 텍사스 주의회에 발의했다. 킹 의원이 소속된 주 상원 교육위원회는 이번 주 법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법안에 따르면, 십계명이 담긴 전시물은 ”교실 어디에서든 평균 시력을 가진 사람이 읽을 수 있는 크기와 글씨체”여야 하며 “최소 16 x 20인치(40.6 x 50.8 센티)의 내구성 있는 포스터 또는 액자 사본”이어야 한다.
상원법안 1515호는 또 공립학교가 십계명 전시물에 대한 기부금은 반드시 수락할 것과, 초과된 기부금은 다른 학교에 제공할 것, 전시물 제작을 위해 “공공기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내년 9월 1일부터 텍사스주 공립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시행된다.
킹 의원은 성명에서 이 법안이 “2022년 미연방대법원의 ‘케네디 대 브레머턴 학군’(Kennedy v. Bremerton School District) 판결 덕택에 법적으로 실현 가능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6월, 대법원은 6 대 3으로 경기 후 경기장에서 공개적으로 기도했다가 해임된 미국 고등학교 풋볼 코치의 손을 들어주었다.
킹 의원은 대법원 판결이 “국교금지조항에 따른 레몬 테스트(Lemon test)를 뒤집었다”며 “대신 정부가 종교 콘텐츠를 전시하는 것이 미국 역사와 전통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테스트를 제공했다”라고 법안에서 밝혔다.
지난 1980년 ‘스톤 대 그레이엄’(Stone v. Graham) 판결에서 연방대법원은 학교 벽면에 십계명을 전시하는 것이 국교분리 원칙에 위반한다고 판결했지만, 지금은 적용되지 않는다.
킹 의원은 “종교의 자유는 미국 건국의 기반이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그 자유의 표현은 제한되었다”라며 “하지만 최근 연방대법원의 의견 덕택에 이러한 제한은 해제됐다. (새 법안이) 텍사스 전역의 학생들에게 미국과 텍사스 법의 기본 토대인 십계명의 중요성을 상기시킬 것”이라고 했다.
NBC 뉴스 기자 마이크 히센바우는 새 법안이 “교회와 국가의 분리를 감소시키고, 공립학교에서 기독교를 장려하는 텍사스주 공화당의 두 법안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법안인 상원법안 763호(SB763)는 교목이 학교 상담사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허용하며, 주 교육 위원회의 인증을 받지 않도록 보장한다.
반면, 종교로부터의 자유재단(FFRF)의 변호사 앤드루 사이델은 ‘십계명 전시 의무화’가 “국가 기구를 사용해 볼모로 잡힌 어린 청중들에게 종교를 강요하려는 시도다. 이는 정확히 우리 헌법이 금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정교분리 지지자들은 공개적인 성경 전시와 세금을 사용한 포스터 구매에 대해 반대했다.
2005년 연방대법원은 ‘벤 오든 대 페리’(Van Orden v. Perry) 판결에서 텍사스 주청사에 설치된 십계명 비석이 공공장소에 있더라도, 종교 기념물이 아닌 역사적, 문화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며 릭 페리(Rick Perry) 당시 텍사스 주지사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