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언론 자유 옹호 단체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대학이 증가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고 16일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개인권리및표현재단(FIRE)은 최근 미국 대학 내 표현의 자유 상태를 연구한 ‘언어 규범에 관한 관심 2023’(Spotlight on Speech Codes 2023)이라는 제목의 새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단체는 미국 4년제 공립대학 375개와 사립대학 111개의 표현의 자유 정책에 대해 조사했다. 학내 정책은 표현의 자유를 심각히 훼손하지 않을 경우 청색등, 모호한 규제가 있을시 황색등, 명백하고 실질적인 제한 정책을 가진 대학은 적색등으로 분류됐다.
그 결과, 12개 대학이 ‘황색등’에서 ‘적색등’으로 바뀌었고, 표현의 자유가 가장 나쁜 대학의 수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했다.
FIRE 보고서에 따르면 324개교가 ‘황색등’을 94개교가 ‘적색등’을 받았으며, 60개교가 역대 가장 많은 수로 ‘청색등’을 획득했다. 반면 8개 대학은 “학생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전혀 약속하지 않는” 상태를 뜻하는 ‘경고등’을 받았다.
또한 사립대학이 공립대학보다 표현의 자유 순위가 낮은 경향을 보였다. 사립대학은 3곳 중 1곳 이상(37.8%)이 ‘적색등’을 받은 반면 공립대학은 13.9%에 불과했다. 또 공공기관도 14.9%가 ‘청색등’을 획득했으나 사립기관은 3.6%만이 가장 좋은 등급을 받았다.
보고서의 저자이자 FIRE의 정책 개혁 책임자인 로라 벨트즈는 CP와의 인터뷰에서 “미네소타 주립 대학 체계의 경우, 새롭고 제한적인 억압 정책을 채택해 미네소타의 5개 학교가 강등되었다”라며 “몇몇 다른 학교들은 주관적인 혐오 또는 편향적 표현을 제한하는 정책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반적으로 시위 정책과 같이 학생들의 의사 표현 방식을 규제하는 정책이 개선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이 말하는 표현의 내용이나 관점에 대한 규제는 더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벨츠는 최근 수년간 대학에서 표현의 자유가 긍정적인 진전을 보였다고 말했다. 주된 요인으로 그는 “FIRE와 같은 표현의 자유 단체의 노력이 이러한 정책을 폭로함으로써, 가장 노골적이며 실질적으로 표현을 제한한 학교들은 개정을 요구하는 대중의 압력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10년 동안 미국 전역의 약 절반의 주가 표현 활동을 캠퍼스의 작고 외딴 부분으로 제한하는 '언론자유구역(free speech zone)’ 정책을 명시적으로 금지했다”며 “그 결과 전반적으로 정책이 개선되었다. 또한 FIRE와 같은 단체들의 소송 덕택에 정책이 향상됐다”라고 했다.
또 벨츠는 사립학교가 “공립학교처럼 수정헌법 1조에 구속되지 않지만, 전국적으로 대다수의 사립학교는 공식 서면 자료에서 학생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약속하기에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내 표현의 자유는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사회에서 많은 논란과 소송을 야기했고, 법원은 일부 대학의 제한 조치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4월, 제11 연방항소법원의 3인 판사 합의부는 ‘차별적 괴롭힘’을 금지한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의 정책이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며, 정책에 반대하는 만장일치 판결을 내렸다.
케빈 뉴섬 연방항소법원 판사는 학교의 정책이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에 대한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내용과 관점에 기반한 규제라는 점에서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