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트러스(Liz Truss) 영국 총리가 취임한 지 44일 만에 사임을 전격 발표했다. 300년 영국 총리 역사상 최단명 기록이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트러스 총리는 지난 20일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임 연설을 발표했다. 1분 30초 만에 퇴장한 짧은 연설이었다.
트러스 총리는 성명에서 “나는 경제적, 국제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시기에 취임했다”며 “나는 이것을 바꾸라는 위임을 받아 보수당에 의해 선출되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는 에너지 요금과 건강보험료 삭감을 지켰다. 우리는 저세금, 고성장 경제에 대한 비전을 세웠고, 브렉시트의 자유를 활용하고자 했다”며 “하지만 현 상황을 감안할 때, 내가 보수당이 위임한 임무를 이행할 수 없음을 인정한다. 따라서 나는 국왕께 보수당 당수직을 사임한다고 알렸다”고 말했다.
트러스 총리는 “다음 주에 새로운 당수직 경선이 있을 것"이라며 “이것이 재정 계획을 수행하고 영국의 경제적 안정과 국가 안보를 유지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나는 후임자가 선출될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지난 7월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사임한 뒤, 9월 치러진 보수당 당대표 경선에서 트러스 전 외무장관이 최종 당선됐다. 트러스는 1979년 마거릿 대처 총리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여성 총리였다.
좌파 사회 운동인 ‘우오크(Woke)’의 비판자였던 트러스는 취임 직후, 대규모 감세 정책을 추진했으나 경제 위기를 초래했다는 역풍에 직면해야 했다.
CP는 이날 트러스의 성명이 전날 의회 회기 중 발언과는 크게 대조적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트러스는 자신의 경제 제안에 대한 당내 비판에 대해 자신은 “투사이지 포기할 사람이 아니”라고 공언했다.
사임 발표 직후, 키어 스타머 노동당 당수는 총리직을 놓고 국민 총선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스타머는 영국 국민이 “국가의 미래에 대해 적절한 발언권을 마땅히 가져야 한다. 12년간의 보수당 실패 이후, 영국 국민은 이 혼돈 상태의 회전문보다 훨씬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몇 년간 보수당은 기록적인 높은 세금을 부과했고, 우리 제도들을 망쳤으며, 생계비 위기를 초래했다”면서 “그들이 영국에 또 다른 실험을 하도록 내버려 둘 순 없다”고 비판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후임 총리가 결정되는 보수당 차기 당대표 경선에 보리스 존슨 영국 전 총리가 참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영국 BBC는 올해 트러스 전 총리와 경합을 벌인 리시 수낙 전 재무부 장관을 비롯해, 페니 모돈트 부장관, 벤 월러스 국방장관, 케미 배디너크 전 평등담당 부장관 등을 후보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