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남서부에 위치한 카르나타카 주가 기독교 등 소수 종교인 박해에 남용되고 있는 ‘개종 금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인도 매체 NDTV를 인용하여 지난주 카르나타카주 상원이 ‘종교 자유에 대한 권리 보호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이 법은 강제된 종교 개종이 주에서 널리 확산돼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카르나타카 주는 올해 5월 별도의 ‘개종 반대조례’를 발효시켰으나, 이번 법안 통과로 주지사 의결을 거쳐 즉시 입법화할 예정이다.
이 법안은 인도 대법원이 카르나타카를 포함한 8개 주에서 보고된 기독교인 표적 공격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제공하라는 명령을 내린 지 수일 만에 통과됐다. 이달 1일 대법원은 2020년 첫 5개월 동안 약 200건의 기독교인들이 표적이 된 공격에 대해 내무부에 사실 검증을 요청했다.
여기에는 카르나타카, 비하르, 차티스가르, 자르칸드, 오디샤, 마디아프라데시, 우타르프라데시, 하리아나 주가 해당된다.
그러나 인도 당국은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 주장이 섣부르고 이기적인 사실과 기사 및 보고서에 근거했다”며 혐의를 부인했고, 대법원은 사실관계와 사건에 대한 대응을 내무부가 직접 규명할 것을 지시했다.
지난달, 연방 내무부는 기독교 단체들의 탄원에 대해 “기만적인 청원서를 제출하고, 나라 전체에 불안을 조성하고, 국가 내정에 간섭하기 위해 외국의 도움을 받으려는, 숨겨둔 기만적인 의제가 있는 것 같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인도 기독교인의 수는 전체 인구의 2.3%에 불과하며, 힌두교도는 약 80%를 차지한다. 그러나 현재 12개 주가 힌두교인이 타 종교로 개종하는 것을 불법화하는 개종 금지법을 제정했다. 해당 주들은 특히 기독교인이 힌두교인을 개종시킬 목적으로 강제하거나 돈으로 매수한다고 주장한다.
개종 금지법은 누구도 “신성에 대한 불쾌감”을 “위협”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한다. 이는 기독교인들이 개종을 목적으로 천국이나 지옥에 대해 말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법률 중 일부는 일부 주에서 수십 년 동안 시행되어 왔다. 급진적인 힌두 민족주의 단체들은 이러한 개종 금지법을 자주 악용하여 기독교인을 거짓 혐의로 고발하는 데 사용해왔다.
미국 오픈도어즈(Open Doors USA)가 발표한 인도 팩트 시트는 “힌두교 극단주의자들이 인도에서 기독교인의 존재와 영향력을 없애려는 목적을 가지고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가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러한 배후는 힌두트바(Hindutva, 힌두교 국민주의)”라며 “이는 인도 기독교인 및 기타 종교적 소수자들이 인도 외부 지역에 충성을 다한다는 이유로 진정한 인도인이 아니라고 경멸하고, 국가에서 이들을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념”이라고 했다.
오픈도어즈는 “이는 소셜 미디어를 사용해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증오를 조장하는 등 기독교인들과 기타 종교적 소수자들을 표적으로 하는 조직적이고 종종 폭력적이며 정교하게 조직된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기독교포럼(United Christian Forum, UCF)은 2021년 인도에서 기독교 박해가 최소 486건이 발생했다며 “인도 역사상 가장 폭력적인 해”라고 경고했다.
UCF는 기독교인 박해가 급증한 원인으로 경찰의 “불처벌”을 지목했다. 이 단체는 폭도들이 “강제 개종 혐의로 경찰에 넘겨주기 전, 사람들을 범죄자라고 위협하며 신체적으로 폭행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