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FR)가 올해 파키스탄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재지정할 것을 국무부에 권고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USCIFR는 새 보고서에서 최근 이슬람 국가에서 종교 소수자들을 겨냥한 박해가 급증하고 있고, 그중 파키스탄이 “극단주의와 기존의 문제 있는 법률로 인해 종교적 다양성에 대한 편협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샤론 클라인바움 USCIRF 집행위원은 CP와의 인터뷰에서 “위원회는 2003년부터 파키스탄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에 지정하도록 계속 권고했고 국무부는 2018년부터 이행했다”면서 “국무부는 매년 이 지정을 재발행한다”고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파키스탄 기독교인들은 시아파 및 아마디야 무슬림, 힌두교도, 시크교도와 더불어 “극단주의적 언어에 의해 종종 퍼지는 공격적인 사회적 차별”에 직면하고 있고, 이는 파키스탄 정부가 소수 집단을 보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별과 박해에는 신성모독에 대한 고발, 표적 살해, 집단 살해, 군중 폭력, 강제 개종, 종교 소수자 또는 타 신앙인의 예배당과 묘지 모독 등이 해당된다.
클라인바움은 “종교적 평등과 대표성을 추구하는 진영을 위해 탄생된 국가로서, 파키스탄은 종교 소수자, 타 종교인이나 무신앙인의 권리를 보호할 강력한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파키스탄에서 신성 모독 혐의로 구금되거나 투옥된 55명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주로 이들은 경찰에 의해 구타를 당하거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되는 투옥, 심지어 사형에 직면하고 있다.
일례로 2021년 1월 남부 도시인 카라치에서 기독교인 간호사 타비타 질은 동료들에게 신성모독 혐의로 구타와 고문을 당한 뒤, 신성모독 혐의로 고발당했다.
보고서는 “정부가 군중 폭력을 공개적으로는 비난했지만 종교 소수자를 보호하거나 정의를 실현하는 데 거의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한 기독교, 힌두교 및 시크교도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납치, 이슬람교로의 강제 개종, 강간 및 강제 결혼의 위협을 강조했다.
USCIRF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카라치의 신드 고등법원은 납치되어 강제 결혼을 당한 뒤 이슬람교로 개종한 14세 기독교 소녀에 대해 무슬림으로 남는다는 조건 하에 부모에게 양육권을 돌려줬다.
또 법원은 기독교 소녀가 샤리아법이 정한 개종 동의 연령에 해당한다며, 아르주 라자에 거주하는 납치범(44)과 결혼 및 개종 증명을 집행한 무슬림 성직자에 대해 무죄를 판결했다.
지난해 10월 ‘강제 개종으로부터 종교 소수자 보호’ 법안은 파키스탄 종교국에 의해 거부 당했다. 이어 ‘비무슬림의 개종에 대한 연령 제한’ 법안은 “이슬람과 파키스탄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한 의회 위원회에서 거부됐다.
보고서는 국무부가 파키스탄을 특별우려국에 재지정하는 것 외에도, 신성모독 혐의로 기소된 수감자들의 석방, 신성모독 및 반(反) 아흐마디야(이슬람 소수종파 반대) 법 폐지 등 다양한 기준을 가지고 파키스탄 정부와 종교 자유를 해결할 구속력 있는 협정을 체결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미국 의회가 파키스탄의 종교적 양심수에 대한 석방을 권고하고, 의회 청문회, 서한 및 대표단을 통해 양국 관계에서 종교 자유 문제를 비중 있게 다룰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