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명 이상의 나이지리아 기독교인들이 양당 모두 무슬림을 차기 대통령 후보를 낸 결정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시위는 지난 15일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서 발생했다.
주요 쟁점은 이달 초, 집권당인 범진보의회당(APC)의 차기 대선 후보인 볼라 티누부(전 라고스 주지사)가 불문율을 깨고, 러닝메이트로 자신과 같은 무슬림인 카심 셰티마(전 보르노 주지사)를 지목한 데 있다.
데일리포스트 나이지리아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시위대는 대통령 별장까지 행진했으며, 나이지리아 연방 정부에 항의 서한을 제출했다. 이번 시위는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의 모든 기독교 공동체가 연합하여 주도했다.
시위대 지도자인 모세 애덤스는 데일리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기독교인 부통령 후보가 없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이는 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 사이에 첨예한 분열을 조장하는 방법”이라며 “이슬람-이슬람 표는 나이지리아 기독교 공동체를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1999년 이후 나이지리아의 모든 정당은 대선 후보가 다른 종교 신자를 러닝메이트로 넣는 것을 불문율로 지켜왔다. 이는 북부 이슬람교도와 남부 기독교인 간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나이지리아 최대 복음주의 단체인 위닝올복음주의교회(ECWA)와 나이지리아기독교협회(CAN) 등 기독 단체들은 범진보의회당이 무슬림 일변도로 대선 후보를 선정한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
반면, 진보기독교성직자 북서지역 회장인 모세 비트러스 목사는 대선 후보의 출신 종교보다 안보 우려를 종식시킬 지도자를 선출하는 데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비트러스는 뱅가드 뉴스에 발표한 성명에서 “나이지리아는 붕괴되고 있고, 반군의 위협에 진지하게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춘 검증된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이것이 우리가 무슬림 -무슬림 표 문제에 반대하는 나이지리아기독교협회(CAN)와 다른 교회들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라고 밝혔다.
최근 몇 년 동안,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은 보코하람,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 지부 등 극단주의 단체로 인해 수천 명이 사망하고, 수백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특히 나이지리아 미들벨트 지역의 기독교인 농경 마을은 2016년 이후 무슬림 풀라니 목동의 공격으로 인해 수천 명이 사망했으며, 수많은 실향민들이 양산됐다.
오픈도어스 USA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0월 1일부터 2021년 9월 30일까지 나이지리아의 기독교인 사망자 수는 최소 4650명에 달한다.
2019년 재임에 성공한 무함마두 부하리 대통령은 내년에 임기가 만료된다. 풀라니족 무슬림 출신인 그는 임기 내내 풀라니족의 기독교인 공격에 대해 방관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편, 남부 기독교인 출신인 예미 오신바조 부통령은 당초 집권당의 유력 대선 후보 중 한 명이었으나 이슬람교도인 티누부에게 밀려났다.
지난 5월, 야당인 인민민주당(DPD)도 북부지역 무슬림 출신인 전 부통령 아티쿠 아부바카르를 후보로 차기 대선 후보로 확정했으며, 그의 러닝메이트는 남부 기독교인 출신인 이페아니 오코와(델타 주지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