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4명이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22일 서울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는 이 장관이 지난 3일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초청으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북한 인권 기록물 공개와 관련한 외신 질문에 “기록이 실제인지 일방적인 (탈북자의) 의사를 기록한 것인지 아직 확인·검증 과정이 부족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데 따른 것이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고소하는 탈북자들은 탈북하기 전 북한에서 김정일, 김정은 치하에서 고문, 폭력, 굶주림, 강제이주 등 상상을 초월하는 인 권침해를 당했고, 탈북 과정에서 자신이나 가족이 북송되면서 형언할 수 없는 고초를 겪었다”며, “대한민국에 정착한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들이 겪은 인권유린의 실상을 증언해 왔는데, 탈북자를 보호하고 북한인권을 증진해야 할 통일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탈북자들의 증언은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탈북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탈북자들은 고소장에서 “한국에서 증언한 북한에서의 인권 침해실태는 기회가 많지 않아 극히 일부 밖에 알리지 못했고, 대다수 탈북자들의 증언 또한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총체적 참상을 생각한다면 빙산의 일각만을 겨우 드러내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도 자신들의 증언을 거짓말인 양 해외언론, 특히 주한 외신기자들에게 발언한 것은 용서받지 못 할 명예훼손 행위이자 자유를 찾아온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했다.
이들은 “고소인들 중에는 북한에서 고소인으로 인하여 가족이 감옥에 끌려가 교화 4~5년 형을 당하기도 했고, 북한에 대기근이 발생했을 때 가족 모두를 굶주림과 질병으로 잃고 혼자 두만강을 건너다 세 번의 강제북송 끝에 네 번째 탈북을 강행함으로써 자유대한의 국민이 되기도 했다”며 “고소인들의 이 같은 아픈 사연과 고통을 들어주고, 2500만 북한 주민의 인권을 증진할 방안을 모색하지는 못할망정 탈북자들을 거짓말쟁이로 모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으로 인해 탈북자들은 피를 토하는 심정에 밤잠조차 이룰 수 없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와 관련된 지성호 국민의힘 국회의원의 해명 요구에 “피해자 중심으로 이 문제를 살펴봐야 된다는 원칙은 분명하다”며 “그런데 그게 피해자 사례만 있는 것이 아니고 또 다른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개선됐다’ 이렇게 진술하는 사례도 있지 않겠나. 그런 부분들을 일방적으로 다 믿기는 좀 어렵다”고 했다.
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장관) 본인 발언 취지는 북한 인권이 개선되지 않았음에도 개선된 것처럼 기록하는 것에 대해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었고 피해자 중심의 기록을 문제 삼은 것이 아니었다고 답변하였다”며 “강하게 질책하자 입장을 바꾼 것인지, 이 자리에서 모면하기 위한 변명의 발언인지 진위는 따져보아야겠으나, 상임위 회의에서 명확하게 발언한 것이기 때문에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게 되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