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기독교인 가정서 태어나 독실한 신앙
평생 모은 재산 80억 달러는 약 9조 4,000억원
평생 모은 재산 80억 달러(약 9조 4000억 원)를 모두 기부한 미국의 억만장자가 화제가 되고 있다.
15일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 면세점 체인 'DFS'(Duty Free Shoppers) 공동창업자 찰스 척 피니(89)가 자선재단 '애틀랜틱 필랜스로피'(Atlantic Philanthropies)를 해체하면서 남은 재산을 모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일랜드의 기독교인 가정에서 태어나 독실한 신앙을 가진 피니는 평생 자신의 모토인 '사는 동안 기부하기'(Giving While Living)를 실천하며 살았다. 그는 자신이 수학했던 코넬대에 10억 달러를 기부한 것을 포함, 교육 부문에 37억 달러, 사형제 폐지 등 인권과 사회 변화 부문에 8억 7000만 달러, 공중보건에 7억 달러, 오바마헬스케어 지지 후원에 7600만 달러 등을 기부했다.
피니는 아내와 은퇴 후 여생을 위해 200만 달러(약 24억 원)만 따로 챙겨뒀다고 밝혔다. 그는 포브스에 "빈털털이가 됐으나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다"며 "생전에 목표를 이루게 되어 아주 만족한다. 이번 여행의 동반자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기부 관련 소식을 알리길 원치 않았던 피니는 그동안 기자들과 만남도 거부하고, 재단이 결성된 이후 36년간 소수의 기자들과만 인터뷰를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적으로 피니와 만날 수 기회가 있었던 트라첸버그는 그에게 "돈은 내 삶에 아무것도 더하지 못했다"며 "돈으로 이룰 수 있는 것 다음으로 '큰 일'을 찾아 세계를 여행하면서 얻은 만족감이 돈이 아직 주머니 속에 있을 때 얻은 만족감보다 훨씬 컸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고.
피니는 "인류의 상황 개선을 위한 의미 있는 노력에 전념하기 위해, 사는 동안 나누는 것보다 더 개인적인 보상을 가져다 주며 적절하게 부를 사용하는 방법은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어려운 이들에게 주는 것은 그에게 큰 기쁨을 가져다 주었고, 그는 돈이 없어질 때까지 주고 또 주면서 '사는 동안 기부하기'(Giving While Living)를 실천할 수 있었다고.
그는 현재까지도 만 원짜리 시계를 차고 이코노미 클래스를 이용해 여행하며, 자신 소유의 집이나 자동차도 없이 살고 있다.
피니의 이 같은 기부 행동은 세계적인 부자로 알려진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투자회사 버크셔헤서웨이 회장 워런 버핏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핏은 "그는 기부활동에 큰 영감을 준 기념비적인 인물이다. 우리 모두의 표상이며, 그가 평생 이룬 업적은 내가 죽고 나서도 12년의 세월이 더 걸릴 정도로 위대하다"고 전했다.
빌 게이츠는 "기부를 하는 데 척보다 더 훌륭한 예는 없다"며 "많은 사람들이 그로부터 어떻게 영감을 받았는지 이야기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