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발생한 '백색 테러'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 11만 여명이 29일 새벽까지 시위를 벌였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 시위대는 위엔룽 전철역에서 발생했던 백색 테러에 항의하기 위해 위엔룽 전철역 주변에서 시위를 벌였다.
홍콩 경찰은 시위를 금지했으나 이날 시위대는 시위를 강행했다. 이에 따라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이 과정에서 수십 명이 체포됐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28일 오후 3시경 송환법 철폐와 백색 테러를 규탄하기 위한 집회가 홍콩 도심 센트럴 지역의 차터가든 공원에서 열렸다. 주최 측은 차터가든에 쑨원기념공원까지 행진도 요청했으나 경찰은 이를 불허했다고.
시위대는 이날 오후 4시 경 코즈웨이베이, 완차이 등 여러 곳으로 흩어져 시위를 진행했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의 불허에도 불구하고 셩완 지역에 있는 중령판 건물로 향해 충돌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다. 이들은 중령판으로 가는 길목에 있던 경찰과 대치했다.
수차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자, 경찰은 오후 7시 경 최루탄을 쏘며 본격적인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이에 시위대는 격렬하게 저항했으며 일부는 인근 공사 현장의 비계를 뜯어내 무장하기도 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자정 무렵까지 홍콩의 도심 곳곳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벌어졌으나 자정이 이후 시위대가 귀가하면서 평온을 되찾았다.
이 매체는 시위대가 홍콩 주재 베이징 연락사무소를 목표로 한 이유는 지난 21일 밤 시위 때 위엔룽 역에서 백색 테러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지난 21일 밤 위엔룽 전철역에서 흰옷 상의를 맞춰입은 100여 명이 몽둥이를 들고 역사 안으로 난입했다.
이들은 전철에서 내리는 시위대와 시민들에게 쇠파이프를 휘둘렀으며, 정차한 전철의 객차로 피신한 시민들에게까지 폭력을 행사했다. 객차 안에서 많은 승객이 비명을 지르는 등 일대 소동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임산부, 취재 기자 등 45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이 시위대를 공격할 당시, 현장에 없었던 경찰은 신고를 받고 사건이 발생한 지 30분 만에 도착해 늑장대응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