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게시판 사용자 여러분께 공지드립니다.
잦은 스팸으로 인하여 게시물 노출 방식을 불가피하게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게시물 등록 방식은 이전과 같고 노출은 관리자의 승인을 통해 이루어지게 됩니다.
글 작성후 24시간 내에 검토후 노출될 예정이오니 이용에 참고하여 주십시오.
링크빌딩 목적으로 글 내용에 외부링크 추가시 글 작성이 불가하도록 정책이 수정되었습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 기독일보
Hans Urs von Balthasar의 Razing the Bastions는 1952년에 쓰여진 100쪽 안팎의 아주 짧은 책입니다만, 그 짧은 공간 안에는 그로부터 65년이 지난 지금도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소화해낼 수 있다면 엄청난 도움이 될 만한 지혜들로 가득합니다. 이 책은 교회가 현대 사회 속에서 처한 상황에 대한 묘사와 함께, 교회가 (특히 카톨릭 교회가 그 이전까지) 취해왔던 자세를 분석하고 비판하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비전 선언문처럼 그려냅니다. 100쪽 정도의 작은 공간 안에서 이런 작업을 해내려고 하다보니 논리적으로 엉성(하다기보다는 채워 넣어야 할) 부분이 발견되는 것이 당연합니다만, 발타자르는 이후 자신의 15권짜리, 총 10000쪽이 넘는 미학, 드라마, 논리학 3부작에서 계속해서 이런 자신의 비전 선언문에 합당한 세밀한 작업을 해나가기 때문에 여기서 선언적으로 제시된 것들에 대해서 저는 별 문제를 삼지 않으려고 합니다. 책에 대한 요약과 세세한 평가 이전에 책 제목에 관해서 얘기를 좀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이 책이 한국어로 번역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목을 번역해서 넣기가 약간 어색합니다만, 제목의 의미는 “요새를 뚫고 들어감”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요새란 세상의 요새가 아니라 교회 안의 견고한 요새를 말합니다. 따라서 이 책이 주장하는 바는 세상을 향한 것이라기보다는, 교회를 향한 것입니다. 교회가 이제까지 가지고 있던 세상을 향해서 취하던 견고한 방어 태세를 버리고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 메세지인 것입니다. 세상은 교회와는 달리 (아니, 사실 교회와 마찬가지로) 아주 혼란스럽습니다. 그리고 발타자르의 이 책은 교회가 그 혼란스러움 가운데 들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예수께서 인간이 되셔서 특정한 문화 속에서, 특정한 역사적 상황 가운데 삶을 사셨듯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