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이스카우트 연맹 회장이 단체의 동성애자 지도자 선임을 금지하는 강령을 철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야하기 때문이며, 그럴 수 없다면 "국가적 운동으로서의 보이스카우트가 끝나는 사태"와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21일 아틀란타에서 있었던 보이스카우트 연맹 연례 회의에서 이러한 발언을 한 것은 작년에 회장으로 추대된 로버트 M. 게이츠 전 국방부 장관이었다. 그는 오랫동안 고수해온 이 강령이 법적인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으며 해당 강령을 변경하길 원하는 후원자들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단으로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보이스카우트의 사이트에 올라온 게시글을 통해서 "우리가 원했던 것과는 다르다해도, 요즘 세상에 맞출 필요가 있다. 현 상태에서 기존의 회원 기준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게이츠 회장이 이러한 발언을 하기에 앞서 2년 전에는 백 년의 역사를 지닌 이 단체에서 청소년 동성애자의 회원 가입 금지 조항이 철폐가 가결되었다. 상당한 논란과 함께 연맹의 지역 후원자들 가운데 70%를 차지하는 종교 단체의 격분을 불러 일으켰다.
동성애자 지도자 선임 금지 철폐에 대한 발언이 나온 배경에도 동성애자 옹호단체는 물론 국가기관과 국민들의 점점 높아져가는 압력이 있다.
올 4월, 미국 보이스카우트 연맹의 뉴욕 지부에서는 전국 연맹의 정책을 무시하고 올 여름 캠프를 이끌 지도자로서 커밍아웃을 한 동성애자를 선임했다. 1월에는 캘리포니아 대법원에서 판사들로 하여금 이 정책과 관련하여 보이스카우트 연맹과의 관계를 끊으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지난 가을, 덴버 지부가 고용이 내정되어있던 사람이 레즈비언인 것이 밝혀지자 이를 취소한 것으로 인해 논란에 휩싸였다.
게이츠 회장은 이러한 사건들과 함께 인디애나 및 알칸사스에서 있었던 동성애자를 차별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법률과 관련된 최근의 분쟁을 언급하며, 이것들이 바로 보이스카우트 연맹이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발 빠르게 변화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보이스카우트 연맹의 의사결정기구에서 정책을 검토 중이며, 검토 기간 동안 각 지부에서 동성애자 지도자 선임 금지 강령을 어긴다 해도 처벌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타협안으로는 동성애자 지도자 선임을 허락할지, 금지할지에 대한 결정을 지부에 맡기는 것은 어떠할지 제안했다. 그 방법이라면 뉴욕 지부와 같은 단체에서는 동성애자 캠프 지도자를 고용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기는 한편, 카톨릭 혹은 몰몬 교회의 후원을 받는 지부에서는 영향을 받을 일이 없다.
보이스카우트 사이트에 게시된 글의 내용에는 "모래 속에 머리를 묻고 문젯거리가 사라져버리거나 저절로 해결되기를 바랄 수는 없다. 그래봐야 사태가 더 악화될 뿐이다"라고 적혀있다.
동성애자 지도저 선임 금지 강령 철폐에 대한 발언은 즉시 동성애자 권익 옹호단체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면서, 보이스카우트 연맹으로 하여금 게이츠 회장의 경고를 되새겨보도록 했다.
채드 그리핀 인권운동 조직 회장은 성명서를 통해서 "우리는 게이츠 회장의 공표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한 한 걸음이라 믿고 환영하며, 보이스카우트 연맹이 지부에서 고용하고 있는 성소수자 보이스카우트 지도자 및 직원을 해고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그러나, 몇 번이나 이미 말했듯이 어설픈 중재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 특히나 그게 미국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단체 중 하나라면 더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전 보이스카우트 회원으로 구성된 평등의 스카우트(Scouts for Equality)에서는 연맹의 변화에 호의를 표하며, 이 결정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해당 단체를 이끌고 있는 자크 왈즈는 성명문에서 "이는 미국의 보이스카우트를 향한 또 다른 한 걸음"이라고 말했다.
게이츠 회장의 연설이 나오기까지, 국민들의 성적 지향성에 대한 생각은 극적인 변화를 겪어왔다. 갤럽에서 실시한 새로운 설문 조사가 지난 수요일에 발표되었는데, 그 내용에 따르면 대다수의 미국인(51%)가 동성애는 선천성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그보다 하루 먼저, 갤럽에서는 10명 중 6명의 미국인이 동성 결혼을 지지한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기사 및 사진 : 케이아메리칸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