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물러섰다.
인디애나 마이크 펜스 주지사(공화당)는 2일 동성애자들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수정된 ‘종교의 자유의 법’에 서명했다.
전날까지 펜스 주지사는 이 법에 대한 개정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인디애나 ‘종교의 자유의 법’은 신앙적인 이유로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려는 것이지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라며 법 개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사회에서 동성애자 권리 보호가 마땅히 지켜져야 하는 사회규범으로 자리잡으면서 신앙적인 이유로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처벌을 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뉴멕시코에서는 2013년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신앙적인 이유로 동성결혼식 사진 촬영을 거부한 사진사가 주인권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았다.
이런 사례가 늘어나자 자신의 신앙에 따라 동성애나 동성결혼을 반대할 수 있는 ‘종교의 자유’가 침해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미국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인디애나 등 일부 주에서는 그 대책으로 ‘종교의 자유의 법’을 제정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법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컸다. 동성애자들을 차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라는 것이다. 월마트, 애플 등 대기업들과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전국스톡자동차협회(Nascar) 등 스포츠 협회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유명인사들은 이 법을 반대한다며 수정하라는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대학체육협회는 그 법을 수정하지 않으면 인디애나에서 열릴 예정인 대학농구 준결승과 결승전을 다른 곳에서 하겠다고 위협했다.
결국 인디애나 주상하원은 종교의 자유의 법은 동성애자들을 차별하는 권리를 사람들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는 내용을 명시하는 것으로 수정했고 펜스 주지사는 수정된 종교의 자유의 법에 서명했다.
같은날 아칸소 주지사도 비슷한 내용으로 수정된 종교의 자유의 법에 서명했다.
아리조나에서도 지난해 2월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당시 아리조나 주의회는 가게의 주인들이 자신의 신앙의 양심에 따라 동성커플들에게 장사를 하지 않아도 처벌을 받지 않도록 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그러자 제인 브루너 아리조나 주지사의 법안 서명을 앞두고 동성애자 권익단체들을 중심으로 항의가 터져나왔다.
교회 등 종교기관 달리 모든 사람들을 상대하는 가게나 기업체들이 동성 커플들에게 장사를 하지 않는 것은 차별이라는 것이다. 애플, 아메리칸 에어라인, 델타 항공, 메리엇 호텔 등 대형 기업들도 항의하며 브루너 주지사가 그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라고 촉구했다.
2015년 아리조나에서 수퍼볼을 열 계획이었던 프로미식축구 협회도 그 법안을 거부하지 않으면 다른 곳에서 수퍼볼을 열겠다고 발표했다. 결국, 브루너 주지사는 그 법안을 거부했다.
<기사 및 사진 : 케이아메리칸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