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25일부터 27일까지 워싱턴D.C.에서 '한반도 평화행진'이 열린다.
이번 평화행진에는 한인연합감리교회 통일위원회(회장 김정호 목사)를 중심으로 한 연합감리교회(UMC) 산하 여러 기관들과 세계기독교협의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그리고 미국 내 여러 교단과 평화 운동 단체 등이 함께 하게 된다.
지난 달 4월 7-9일, 아틀란타한인교회 수양관에서 열렸던 통일위원회 2014년도 총회를 마친 뒤 통일위원회는 한인연합감리교회 웹사이트를 통해 "2012년 연합감리교회총회에서 통과된 '한반도 평화 행진' 청원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4년 계획을 세우고, 2013년부터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적인 통일을 위해 이민 연합감리교인으로서 감당해야 할 일들을 작지만 깊고 크신 하나님의 은혜를 믿으며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7월 25일과 27일에 워싱턴 DC에서 한반도에 화해와 통일을 원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담는 한반도 평화 행진과 기도회를 개최합니다. 또 세계기독교협의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그리고 미국 내 많은 교단들과 함께 모여 한반도 평화를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추구하는 일들을 의논하고 계획하려 합니다.평화를 향한 우리의 작지만 신실한 발걸음이 평화의 잔잔한 물결을 일으킬 줄 믿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해 애틀랜타에서 열렸던 평화컨퍼런스에 이어 올해 대규모로 진행되는 '한반도 평화행진'을 추진하고 있는 통일위원회의 중심에 서 있는 김정호 목사(아틀란타한인교회)를 만났다. 30년 이상 북한선교를 해온 김정호 목사는 진보에서는 '기독교 반동 보수'로 보수에서는 '친북인사'로 극과 극의 오해와 비판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그는 "북한의 백성들은 '강도 만난 이웃들'이다. 그래서 북한을 돕는 오병이어 선교를 할 때 가능한 직접 전달해 주면서, 중간에 관료들에게 반 정도만 떼어 먹으라고 한다. 그 나머지 반이라도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해 주려면 직접 가서 봐야 한다. 북한은 이념주의 사회지만 동시에 현실주의자들이다. 그런데 친북성향을 가진 비현실적 이념주의자들이 북한 관련 운동이나 평화 운동을 많이 한다. 소위, 이념주의적 좌파들이다. 사상과 생각으로만 친북이지 정말 북한 동포들이 살 길은 생각 안 한다. 이런 사람들과 부딪혀 중간에 통일위원회를 그만두기도 했다. 나는 '진짜 친북'이 되려면 북한에 강도 만난 사람들을 돕는 게 돼야지 북한 정부가 시키는 대로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통일위원회 안에도 지난 30년간 사회 이론의 논쟁이 있었다. 하지만 90년대 이후부터 진보 그룹은 상대적으로 교회적 기반이 약해져 방법론적인 목소리는 내지만 실질적인 지원은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됐고, 오히려 북한 선교는 보수적인 교회를 중심으로 계속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창순 목사가 때로는 속기도 하고, 때로는 손해를 보면서도 이어온 나진 청소년 센터, 국수공장, 빵 공장 지원 등 오병이어 선교의 열매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통일위원회 역시 이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다만 통일위원회의 선교 수위는 항상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수준에 맞춘다.
"평화협정을 이야기 한다고 그 자체를 '종북'이라고 하면 할말이 없지만, 감리교회 소속 통일위원회에서 북한을 돕는다고 '종북'이라고 치부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본다. 어느 시대라도 극 좌파나 극 우파는 못 말린다(웃음)"고 언급한 김정호 목사는 "왕과 영웅의 차이가 뭐라고 생각하나? 영웅은 자기 자존심 때문에 장렬하게 전사해 버리지만, 왕은 백성을 살리기 위해 적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옷도 벗을 수 있는 사람이다. 나는 국민을 200만이나 굶어 죽게 하고, 결정적으로는 탈북자들이 수 만 명씩 나오고, 조선 여자들이 중국에 팔려가기 시작할 때 이미 북한 정권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북한 정권을 지지하는 종북은 말도 안 되는 제정신 아닌 사람들이다. 유엔 인권보고서에 김정은을 인권탄압자로 규정하는데 어떻게 그 정권을 긍정적으로 이야기 하나? 그것도 조작이라고 하는 이 사람들은 무식하고 비겁하고 괘씸하다. 반면 분단된 민족에 대한 아픔은 없이 분노만 지속하는 (극보수) 사람들 역시 무책임한 사람들이다. 가난해서 굶어 죽어 가는 사람들 내버려 두고 김일성 욕만 하다 천국에 가서 예수님 앞에서 뭐라고 할거냐? '애들한테 옷이라도 갖다 주고 우유라도 먹이고...그래서 욕은 좀 먹었지만 이불 한 장이라도 주고 왔습니다'라고 하는 게 더 낫지 않겠나?"라고 일침을 놨다.
김정호 목사는 "어느 사회나 여와 야가 있다. 오른쪽과 왼쪽 날개가 공존해야 날아갈 수 있는 것처럼 모두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다. 진짜 보수, 진짜 진보는 기본적으로 예수의 정신으로 돌아간 사람들이다. 북한은 사마리아 땅과 같은 곳이다. 이 시대 크리스천으로서 강도 만난 자와 같은 북한의 동포들을 돕는 일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나하고 의견이 다르고 노선이 다르지만 성실하게 조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존중한다. 반면 무책임하게 자기 생각만 이야기 하며 말만 하는 사람들은 좌파나 우파나 이기적인 사람들이다. 언제 한번은 독일 출신의 교단 선교국 책임자가 포기하지 말라고 용기를 줬다. 독일 사람들도 통일을 상상하지도 못했다고 한다. 그 배경에는 동독의 교회들이 포기하지 않고 이어간 촛불기도회가 있었는데, 촛불기도회에 2만 명이 되는 때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서독교회 목사들 역시 월급을 동독교회 목사들과 나눴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목사들부터 1프로 나누기 운동을 한다. 통일기금인 것이다"라며 교회 역시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몇 년 전에 한국 소록도 나환자교회에서 설교를 한 적이 있었다. 나는 나환자들이 진짜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정말 손이 없어 성경을 넘기지 못하고, 입이 찌그러져 성가대에 서서 노래를 못하는 분들이었다. 새벽 4시에 설교를 마치고 그분들이 이런 말을 한다. '목사님, 우리는 일제 시대 핍박과 공산당의 핍박을 이겨낸 교회입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조국 교회의 부흥과 통일을 위해 지금도 기도합니다'. 소록도는 한반도의 가장 끝자락에 있는 곳인데 우리가 잘나서 한국이 선진국이 된 것이 아니라 바로 이 분들의 기도, 일제 시대부터 버림받은 이 사람들의 기도로 그렇게 된 것이라는 걸 알았다. 좌파나 우파나 너무 똑똑하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세상을 바꾼 일은 없다. 교회는 예수의 이름으로 남과 북이 미움보다는 사랑으로 서로 가까워지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수를 믿으면서 너무 똑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