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크리스찬대학 김창환 총장이 지난 3월 2일부터 11일까지 선교사 신학교육차 방문했던 우크라이나 키에브의 현장 분위기와 갑작스러운 사태로 크림반도를 떠나 피난 중인 선교사들의 안타까운 사정을 나눴다.
26일, 조지아크리스찬대학 총장실에서 만난 김창환 총장은 키에브 일정을 마친 뒤 케냐로 떠나 지난 금요일 돌아왔다 주일 곧장 뉴욕을 다녀왔다고 한다. 피곤한 기색이 있었지만 마음은 벌써 4월 중순에 다시 찾을 우크라이나 선교지에 가있었다.
크림 반도 주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러시아 합병을 결정한 가운데 지금은 어느 정도 긴장감이 해소되긴 했지만 김 총장이 키에브 지역을 방문할 당시만 해도 주변의 만류는 물론 공항에서 조차 티케팅을 해주지 않을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현재 대한민국 정부는 크림반도 지역에 대해 전시 전 3단계 발령이 내리고, 한국인들을 주변 지역으로 피신시킨 상태다.
"처음 우크라이나 키에브 지역을 방문했던 것이 지난해 11월이다. 그때 마이단 광장이 보이는 호텔에 투숙을 했는데, 그때 막 데모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마이단 광장은 이번 사태로 100여명의 희생자를 낸 역사의 현장이 됐다. 지금도 그곳은 시위대원들이 3인 1조를 짜서 도끼, 야구 방망이 등을 들고 순찰을 돌고 있고, 분위기가 삼엄하다. 이들은 광장으로 들어오는 모든 인도와 도로를 바리케이드로 막아 놓고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점거하고 있다. 아마도 5월 총선과 대통령 선거가 이뤄질 때까지 그 상태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한 켠에서는 무고하게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는 행렬이 계속되고 있으며 기독교인들이 나와 찬양하며 기도하고, 전도하는 모습도 보인다."
그가 현지에 도착했을 당시, 갑작스레 모든 사역과 생활 기반을 내려 놓고 피신해 온 30여명의 선교사들 가족의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태였다. 대사관의 명령에 의해 급하게 나오긴 했지만 두고 온 사역지의 성도들에 대한 염려와 자녀들의 학교 문제, 무엇보다 죽음을 각오하고 나온 선교사인데 과연 이렇게 피신한 것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부담까지 더해져 침울했다고 한다. 하지만 선교사 협의회장의 제안으로 드린 구국 기도회를 통해 하나님께 모든 상황을 맡기고 기도하면서 마음에 많은 위로와 평안을 찾을 수 있었다.
현재 선교사들의 상황은 어떤지 물었다.
"지금도 여전히 피신상태로 남의 집에 얹혀살고 있다 재학중인 자녀를 둔 선교사들의 경우 장기간 결석으로 인한 염려도 크고, 실제 한 선교사님은 피신한지 얼마 안돼 자녀를 데리고 몰래 들어가서 학교를 찾아 상황을 살펴보고 짐을 정리해서 나오려고 했는데 갑자기 모든 철도가 끊기고 국경이 폐쇄되는 바람에 고생을 하기도 하셨다. 선교사님들 중에 러시아 지역에서 선교사역을 하시다 7-8년 만에 입국거절을 당해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이곳으로 오신 분들이 많으시다. 러시아는 종교의 자유는 있지만 포교의 자유가 없어 활동에 제약이 많은데, 크림 지역은 그나마 우크라이나 땅이었을 때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결국 러시아로 합병이 결정된 상황에서 선교사님들이 갖고 계신 비자는 우크라이나 비자여서 앞으로의 방향이 막막한 실정이다."
김창환 총장이 키에브에 머물 당시 소셜네트워크로 미국과 한국 등에 연락을 취해 모아진 4600불의 헌금을 우선적으로 모든 생활 기반을 잃어버린 선교사들에게 전달했으며, 이후 학생들이 모은 헌금 400불을 더해 총 5천 불의 헌금을 전했다. 또한 약 3천불의 약정헌금과 지속적인 헌금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120여 명이 모인 동유럽 선교사 대회에서 학교를 소개한 것을 인연으로 선교사들과 현지 지도자들의 신학교육 방안을 논의하게 됐다는 김 총장은 교회가 지금까지 뿌려온 선교의 씨앗으로 열매 맺어가는 현지인들과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한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적인 신학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앞으로 조지아크리스찬대학에서 제공하는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신구(新舊) 선교사간 불필요한 경쟁과 갈등을 줄이고, 동일한 목표를 갖고 연합하는 시작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이외에도 조지아크리스찬대학은 니카라과, 멕시코 칸쿤을 중심으로 한 중남미 지역, 필리핀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지역에 선교사와 현지 지도자들을 위한 신학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급박한 상황에서 위험을 무릎 쓰고 찾아 평안과 위로를 선물하고 돌아온 김창환 총장은 4월 둘째 주 다시 우크라이나를 찾아 현지 신학교 초청 설립 10주년 기념 세미나를 인도하고, 다른 신학교를 방문할 예정이다.
크림 반도 선교사들에 대한 문의는 조지아크리스찬대학교 770-220-7905 혹은 drpaulkim@hotmail.com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