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의 김영만 씨는 은퇴한 선교사다. 아르헨티나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다 은퇴한 후 2년 전부터 본격적인 미국생활을 하고 있다. 68세의 이종민 씨는 은퇴 목사로 노스캐롤라이나 샬롯에서 얼마 전 조지아 애틀란타로 이사왔다.
이 두 사람이 10일 한 중고품 상점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했다. 가랑비가 내리는 이날 오후 2시 두 사람은 어린이 병원에 수익금을 전하는 중고품 상점인 ‘The Hope Store’에 도착했다. 상점 매니저인 카렌 보랜드는 이들이 자원봉사를 온 것에 너무 고맙다며 오늘 할 일은 책 정리라고 말했다.
옷, 가구, 신발, 악세사리 등 다양한 중고품을 판매하는 두 사람이 먼저 시작한 일은 책꽂이에 있는 책들을 소설과 비소설로 구분하고 저자 성을 기준으로 알파벳 대로 정리하는 것이었다.
두 사람이 “어떤 책이 소설이고 그렇지 않은지 몰라서 힘들겠는데..”라고 말하자 같이 자원봉사를 하는 로렌이 자기가 소설과 비소설을 구분할테니 알파벳 순서대로 책을 정리해달라고 했다. 그때부터 김영만 선교사와 이종민 목사는 책 저자의 이름을 기준으로 알파벳 순서에 따라 뒤죽박죽으로 섞여있는 책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마무리 되자 매니저가 두번째 과제를 주었다. 기부받은 중고책들을 박스에서 꺼내 주제별로 분류하는 것이었다. 테이블에는 200권이 넘는 책이 산처럼 쌓인 박스들이 있었다. 박스를 열어보니 다행히 기독교 서적이 많았다. 목사와 선교사였던 두 사람에게는 분류하기 쉬운 책들이었다.
기독교 서적, 건강 서적, 오락 서적 등 두 사람은 책들을 분류해서 놓았다. 두 사람의 빠른 손놀림에 산같은 책은 줄었고 이윽고 책들은 주제별로 다 정리되었다. 그 때 시간이 4시 10분.
2시간 10분동안 책 정리 봉사활동을 끝내고 두 사람은 이날 자원봉사를 마쳤다. 카렌 매니저는 이들의 빠른 정리에 감탄하며 거듭 고맙다며 다음에 시간되면 또 와달라는 인사를 건넸다.
자원 봉사를 마친 후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다. “좋아요. 봉사하고 나면 마음이 기쁩니다” 이구동성이었다.
봉사활동을 한 동기를 물었다. 이 목사는 예전에 뇌수술을 받았는데 큰 돈이 들었지만 그 돈을 다 미국 정부에서 내줬다며 그후 늘 마음에 미국에 보답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자신은 미국을 위해 봉사를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선교사는 “미국에 사니까요. 이 나라에 감사한 것도 많고.. 봉사해야 하지 않겠어요?”. 그는 한인들의 이미지 제고도 한 이유라고 말했다. “한인들이 미국에 많이 살잖아요. 좋은 이미지를 높이는데도 좋을 것 같아 봉사합니다.”
김 선교사는 토요일이면 라티노들이 많이 있는 마켓에 가서 전도하고 월요일이면 교회에서 다른 시니어들과 청소를 하고 있다.
“전도하고 봉사하고 나면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건강 주셔야 할 수 있으니까 건강주신 것이 감사하죠. 시니어들의 건강은 내일을 보장 못합니다. 오늘 건강 주실 때 봉사하는 거죠. 몸이 아픈 분들은 건강하면 봉사도 하고 선교도 할 텐데하며 건강할 때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눈물을 죽 흘리시더라구요.”
그는 “나중에 하나님께서 ‘너, 건강줬을 때 뭐했냐?’ 질문하면 할 말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두 사람은 앞으로 최소 한달에 한번 이곳에 와서 봉사활동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케이아메리칸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