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Photo : 기독일보)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기독교를 공인했던 로마 황제 콘스탄틴은 십자가를 보고 개종했다고 전해집니다. 그 후 그는 기독교를 공인한 후에 성지 순례와 예수님 유적발굴을 후원합니다. 그때 성지 순례와 예수님 유적발굴을 콘스탄틴 황제의 어머니 헬레나가 주도하였고, 헬레나가 골고다 언덕에서 예수님께서 달리셨던 십자가를 발견했다고 알려집니다.

초대교회 전설에 의하면 성지를 찾아간 헬레나는 골고다에서 세 개의 십자가를 발견했답니다. 하나는 예수님의 십자가이고 두 개는 강도들의 십자가였습니다. 그런데 관건은 예수님 십자가를 발견하는 것이었습니다. 헬레나는 세 개 십자가를 두고 중병환자를 데리고 왔습니다. 셋 중에 한 십자가에서 그 환자가 치유되자 그 십자가를 예수님 십자가로 인정했답니다.

콘스탄틴 황제가 십자가 환상을 보고 회심한 것은 기독교 교회사에서 중요한 사건입니다. 고대 역사가 유세비우스는 자신의 저서 "콘스탄틴의 생애(Life of Constantine)"에서 콘스탄틴 황제의 회심과 그의 신앙생활을 상세하게 소개하며 황제의 십자가 체험을 소개합니다. 한편 유세비우스는 자신이 소개하는 사실들이 콘스탄틴 황제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라고 맹세하며 사실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콘스탄틴은 그가 황제로 등극하기 위해 중요한 전투를 치를 때 예수님 십자가 환상을 보았습니다. 스페인, 영국 그리고 골(프랑스) 지역 장악과 로마 지배를 위해 중요한 '밀비안(Milvian)다리' 전투를 앞두고 기도했는데 하늘에 십자가 형상이 보이고 "이것으로 승리하라!"라는 음성이 들렸습니다. 이 광경을 콘스탄틴과 그의 군대가 함께 보고 모두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날밤 콘스탄틴은 꿈을 꿉니다. 꿈에 그리스도가 나타나 십자가를 보여 주시고, "이것으로 승리하라!"라고 명령하셨답니다. 콘스탄틴은 순종했고 그 중요한 전투에서 승리하였습니다. 콘스탄틴은 승리하였고 실권을 장악한 로마 황제가 되고 기독교를 국교로 공표합니다.

십자가 환상은 콘스탄틴에게 개종의 기회가 되었고, 포교의 확신을 주었습니다. 콘스탄틴은 예수님을 존귀하게 여기는 의미로 십자가형을 폐지합니다. 로마제국은 이후에 십자가 사형은 공식적으로 사라집니다. 그리고 기독교는 십자가를 기독교 신앙의 상징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독자들은 의아할 것입니다. 신약성경에서 십자가는 초대교회 사역과 메시지의 중심이었습니다(행 4:10, 5:30, 갈6:14). 그런데 십자가가 4세기 콘스탄틴 이후에 주목을 받았다는 것이 의아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용하는 성경의 십자가는 '막대기' 혹은 '장대'로 번역해야 맞습니다.

우리가 신약성경에서 십자가로 번역하는 헬라어(스타우로스)는 긴 장대, 혹은 긴 막대기로 번역해야 합니다. '십자가를 지다'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헬라어(스타우로오)는 '나무에 매달다(마27:44)' 혹은 은유적으로 '그리스도와 함께 누리는 영적 일체감(롬6:6, 갈2:20)'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신약이 말하는 십자가는 현대 교회가 사용하는 †형 십자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매달려 돌아가신 예수님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콘스탄틴 대제 이전까지 교회는 십자가(Cross)가 아닌 나무 형틀에 매달린 예수님을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헬렌이 발견한 예수님의 십자가도 지금 우리가 보는 †형 십자가(라틴 십자가)였고, 콘스탄틴이 환상으로 보았던 십자가도 †형 십자가였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형 십자가(라틴 십자가)를 공식적인 기독교 신앙의 상징물로 사용하게 됩니다.

그러면 언제 십자가 숭배 사상이 등장했을까요? 사실 십자가 숭배는 바벨론 역사에 등장합니다. 바벨론 사람들이 숭배했던 티무즈(Timuz)신의 상징물이 T자형 십자가였습니다. 그래서 종종 십자가 기원을 말할 때 앗수르 (매달아 죽이는 사형법 역사)와 바빌론(십자가 숭배의 기원)을 언급합니다.

콘스탄틴이 예수님을 기념하는 교회당을 성지에 건축하면서 †형 십자가를 게시했고 황제가 사랑하고 사용하는 십자가는 전 교회가 사랑하고 사용하게 되었다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입니다. 콘스탄틴의 밀비안 다리 전투의 일화를 아는 로마 군단장들은 십자가를 자신들의 군단 부대기(Flag of Corps)에 달았습니다. 나중에 기독교 신자가 된 각급 부대 지휘관들도 부대 단결을 도모하고 승리를 기원하며 십자가를 부대기에 달았다고 합니다.

교회는 십자가가 갖는 의미를 찾았고 교회 지도자들과 신학자들은 십자가의 의미를 다양하게 제시했습니다. 예컨대 초대교회 신학자였던 이레네우스는 소위 "총괄갱신론"을 주장했습니다. 이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해서 인류가 아담으로 잃어버린 모든 축복을 회복한다는 말입니다. 이어서 오리겐이 주장한 사탄 보상설이나 피터 아벨라드(Peter Abelard)가 설명한 도덕 감화설 등등이 있습니다. 다소 문제도 있고 비판의 여지가 있지만, 모두 십자가를 통한 구속의 축복을 설명합니다.

십자가는 앗수르 이후 제국들이 사용한 사형틀이었습니다. 특히 헬라와 로마 시대에서 십자가는 치욕과 저주의 죽음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통해 우리에게 구속을 주신 것은 하나님의 절절한 사랑 고백입니다. 교회는 십자가에 나타난 하나님의 절절한 사랑을 이해하며 십자가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십자가에서 하나님의 마음과 예수님의 희생을 읽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