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Photo : 기독일보)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예수님 시대에 사마리아는 유대인들에게 환영 받을 수 없는 땅이었습니다. 예수님 당시에도 사마리아와 사마리아인은 뜨거운 감자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사마리아인을 만나 기도하셨고 예수님의 비유에서 사마리아인을 아름다운 모습으로 등장시키기도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요한복음 4장에서 사마리아 수가성 우물가를 찾습니다. 그곳에서 사마리아 여인을 만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만나신 사마리아 여인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수 차례 이혼의 경험이 있었고, 현재의 삶도 윤리적인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남편이 아닌 남자와 같이 살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일반 유대인이 갖고 있었던 사마리아인에 대한 반감이나 적대감을 갖지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 시대의 역사를 전하는 고대 역사가 요세푸스의 기록에 의하면 '사마리아 지역에서는 북 이스라엘 사람들, 즉 므낫세와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이 그리심 산에서 여호와 하나님의 신앙을 지키며 살고 있었다.'고 전합니다.

유대인들에게 사마리아인들은 이방인 같은 존재였습니다. 사마리아 사람들은 세겜을 중심으로 성전을 짓고 새로운 신앙 전통을 세웠습니다. 사마리아도 하나님을 섬겼으나 옛적부터 있었던 토착종교의 관습과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이 서로 섞여서 유대인의 유일신 여호와를 섬기는 신앙과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사마리아의 시작은 남북 왕조의 분리로부터 시작됩니다. 여러 사건과 사고를 통해서 유대와 분리되고 적대감이 발전되었습니다. 사마리아 사람들은 예루살렘 성전에 버금가는 성전을 세겜에 지었습니다. 사마리아 자체적인 예배를 발전시킴으로 좁혀질 수 없는 간격을 만들어 갔습니다.

예수님 시대에는 서로 함께 할 수 없는 적대감이 있었습니다. 그 시대 사마리아인을 향한 유대인의 마음은 요한복음 8장에 나타납니다. 예수님께서 예수님을 믿지 않고 하나님 말씀을 듣지 않는 그들에게 하나님께 속하지 않았다고 책망하자 유대인들이 예수님께 악담합니다. 8장 48절에 "유대인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우리가 너를 사마리아 사람이라 또는 귀신 들렸다 하는 말이 옳지 아니 하냐"라고 대답하는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사마리아 사람과 귀신들린 사람을 동일시합니다. 그만큼 유대인들은 사마리아인을 경시하고 악평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런 사마리아 사람을 예수님께서 만나시고 선한 사마리아인으로 각색하여 비유 가운데 등장시키시는 것은 파격적인 일이었습니다.

사마리아 사람이라는 말은 처음으로 구약(열왕기상)에 등장합니다. 북 왕국 이스라엘의 오므리(Omri)왕은 세겜성 북쪽 땅을 사서 사마리아 성을 세웁니다. 세멜(Shemer)이라는 사람에게서 산을 사서 성읍(fortified city)을 건설하고 산의 주인 세멜의 이름을 따라 사마리아 성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이 사마리아가 북 왕국의 도읍이 되어서 B.C 332년 알렉산더 대왕에 의해 함락될 때까지 사마리아는 북 이스라엘의 도읍 자리를 지킵니다.

도시 사마리아가 북 왕국의 이름이 됩니다(왕상13:32, 호8:5, 암3:9, 사9:9~12). 나아가 사마리아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사마리아인이라 부릅니다. 사마리아인(Samaritan)이라는 이름은 구약에 꼭 1회(왕하 17:29) 등장합니다. 이 사마리아인이라는 이름을 요세푸스와 탈무드에서 발견합니다.

앗수르 왕 살만에셀이 사마리아를 점령하고 사마리아 사람들을 포로로 데리고 가고, 바벨론 등 여러 나라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사마리아에 살게 합니다(왕하17:24). 사마리아에 사는 이방인을 하나님이 징벌하셔서 몇 사람이 죽습니다. 이를 알게 된 앗수르 왕은 사마리아에서 잡아 온 제사장을 이방인 거주지로 보내 하나님섬기는 법을 가르치게 했습니다.

그런데 이방인들이 하나님을 섬기는 법을 배우지 못합니다. 그들은 산당을 짓고 자신들의 신을 섬깁니다. "이와 같이 그들이 여호와도 경외하고 또한 어디서부터 옮겨 왔든지 그 민족의 풍속대로 자기의 신들도 섬겼더라(왕하17:33)."라고 사마리아인의 악한 모습이 묘사됩니다.

사마리아인들은 스스로를 사마리아인으로 부르지 않고 이스라엘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사마리아인이라고 부를 때 사마리아는 히브리어 사마림 혹은 사마린에서 왔는데 이 말은 '진리를 지키는 자', 혹은 '하나님 율법을 지키는 자'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사마리아인들은 자신들을 율법을 지키고 하나님의 진리를 지킨 자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사마리아인은 유대인과 구별되는 믿음의 기준이 있습니다. 먼저 여호와 하나님만이 하나님이라고 믿고, 둘째 하나님은 오직 한 예언자(모세)만을 허락하셨고, 셋째 하나님 말씀은 모세 오경뿐이고, 하나님께서 선택한 예배 장소는 오직 그리심산이라도 믿었습니다. 요세푸스에 의하면 그리심산의 성전은 알렉산더 대왕 시절 예루살렘 성전을 모방하여 세웠다고 전합니다.  

에브라임과 므낫세의 후예인 북 이스라엘은 악과 불순종 방향으로 조금씩 이동해 돌이킬 수 없는 사마리아인이 됩니다. 그들은 독선과 아집으로 선지서, 시가서와 역사서를 거부합니다. 점점 악화된 그들은 예수님 시대에 거의 이방인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을 정죄하지 않고 그들의 선한 점을 인정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