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세영 교수(센트럴신학대학원 구약학 부교수)
(Photo : 기독일보) 노세영 교수(센트럴신학대학원 구약학 부교수)

우리 부부는 여섯 분의 일행과 함께 지난 1월 17일부터 2월 3일까지 아마존 지역에 있는 마나우스, 파라과이 아순시온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방문하였다. 우리는 마나우스와 아순시온에서는 선교사들이 세운 현지인 신학교를 방문하여 학생들과 면담도 하고 학생들에게 특강을 진행하였다.

마나우스에 있는 신학교에서는 15명의 학생들이 3년간의 과정을 마쳐서 졸업식도 거행하는 좋은 시간을 가졌다. 그렇지만 아순시온에 있는 신학교에서는 안타깝게도 우리 일행이 방문한 4일간의 기간 동안에 코로나 감염으로 인해 많은 학생이 참여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또한 우리는 세 도시에 위치한 현지인 교회들도 방문하였다. 한인 선교사들에 의해 개척되거나 선교사들이 세운 신학교를 졸업하여 목사 안수를 받고 개척한 현지인 교회들이었다. 특별히 아마존의 밀림 지역에 개척된 인디오 교회도 방문하는 기회도 있었다.

어떤 교회들은 아직도 어려움에 있지만 어떤 교회들은 부흥하여 심지어 그 교회가 다른 교회를 개척한 사례도 있었고 부에노스 아이레스 근처에 있는 어떤 교회는 그곳에서 약 1500km나 떨어져 있는 인디오 지역에 가서 선교사역을 하며 그 곳에 목회하는 인디오 목사님들을 재교육하는 일도 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선교사들의 사역과 현지인 교회의 성장을 눈으로 보고 보고도 들었다. 우리는 선교사들과 현지인 목사들을 격려하고 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기도하며 애찬을 나누기도 했다. 한인 선교사들의 수고와 헌신이 얼마나 많은 복음의 열매를 맺고 있는지를 살펴보았고 아직도 작고 운영이 어렵지만 선교지 신학교에서의 신학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여행 기간 중 우리 일행은 총 4번의 PCR 검사를 해야 했으며 가는 곳 마다 코로나에 감염된 선교사 혹은 그 가족들에 대한 소식을 접했고 이제 방금 코로나에서 치유되었다는 분들도 만났다. 물론 마스크를 쓰기는 했지만 세 시간 이상을 예배에서 함께 찬양했으며 마스크를 벗은 채 신학생들, 현지 크리스챤들과 식사를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사실 선교여행을 출발하면서 혹시 감염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생각보다 더 많은 접촉을 하면서 염려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한 마디로 코로나의 바다를 헤엄쳐 온 것 같았다. 그러나 우리 일행 중 누구도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았고 무사히 다시 귀국할 수 있었던 것은 "주위의 기도와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라는 말 밖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선교사들의 다음 세대가 선교를 위해 준비하고 있었고 복음화를 위해 선교사로 헌신하는 있는 한인 젊은이들을 만난 것도 우리에게 큰 행운이었다. 1 세대 선교사가 언어의 장벽으로 어려움이 있었다면 2 세대 선교사들은 선교를 위한 강력한 힘을 갖고 있었다. 다음 세대가 그 사명을 감당하도록 도움을 주는 것도 우리 세대가 해야 할 중요한 일임에 틀림이 없어 보인다.

우리는 이번 여행을 하면서 선교정책과 전략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언어장벽을 넘어서는 효율적인 현지인 신학교육방법은 무엇일까? 졸업한 학생들이 교회를 개척할 때에 어떻게 자립하여 그들 스스로가 다른 교회를 개척하고 선교사까지도 파송하게 할 수 있을까? 이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면서 우리가 고백할 수 있는 것은 복음은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었고 아직도 복음을 전해야 할 곳들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코로나로 인해 쉬고 있었을 때에도 하나님은 코로나의 깊은 바다 속에서도 일하고 계셨고 그 일을 함께 할 일꾼을 부르고 계셨다. 과거 한국에 온 선교사들의 희생으로 사랑의 빚을 진 우리가 그 사랑의 빚을 갚아야 하며 또한 지금의 선교지의 교회들도 받은 사랑을 다시 그리스도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갚아야 하는 사명이 연속되고 있는 것이다.

여호수아 13:1절에서 여호수아는 죽기 직전에 백성들에게 아직도 점령하지 못한 땅이 많이 남아 있으니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을 다 얻기까지 그 일을 계속해야 한다고 명령한다. 왜 하나님은 여호수아 때에 다 점령하게 하지 않았을까? 여호수아 23:3-13과 사사기 2:22-23은 분명하게 답한다. 그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지켜 행하는지를 시험하기 위한 하나님의 의지임을 선포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은 어느 한 세대가 하나님의 말씀을 잘 행하고 있는지를 넘어서 세대를 이어가며 순종하는지를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여호수아도 다음 세대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도록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수 24장). 우리의 삶도 항상 그런 것 같다. 우리 세대에 어떤 일을 다 이룬 것 같지만 나이 들어 가면서 그것들이 다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일은 다음 세대가 이어서 해야 할 일이 된다.

우리 세대가 복음을 전하는 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대를 거듭하며 이어져 나가야 할 사명이다. 물론 지금의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역을 가나안 정복 전쟁과 같은 의미로 이해할 수는 없다. 지금의 선교는 적들을 모두 죽이고 쫓아내는 전쟁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고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 와서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하는 복음 선교의 사역은 영적 전쟁의 입장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아직도 그리스도의 복음을 듣지도 못하고 있는 종족들에게는 더욱더 그렇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일은 세대를 거쳐 우리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다.

노세영 교수는 센트럴신학대학원 구약학 부교수 (겸임)으로 가르치고 있다. 서울신학대학교 18대 총장을 역임했고, 현재 아마존성결신학교 교장으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