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Photo : 기독일보)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예수님께서 태어나 활동하셨던 1세기 팔레스타인 지역은 유대의 전통 신앙인 유대교(Judaism)와 외래문화인 헬레니즘(Hellenism)이 뒤엉켜 있었습니다. 외세와 세속적 문화의 영향으로 유대 사회는 혼란과 갈등을 겪으며 몇 개의 당파가 있었습니다. 당시 유대교의 당파들은 에세네파, 사두개파, 바리새파, 헤롯파, 열심당 등이었습니다. 이들을 살펴보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바리새(Pharisees)파입니다. 바리새인들은 예수님과 공통점이 많았습니다. 부활, 구원, 정결 등 종교적 의무와 교리적 핵심에 관한 관심을 공유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바리새인들을 위선자라고 비난하였습니다. 이유는 바리새인들은 종교적 의무 즉, 음식 제한, 결례, 십일조, 기도, 금식 등에 아주 엄격한 해석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바리새인들은 마음에서는 진정한 경건이 없으면서 이런 종교적 의무를 행함으로써 칭찬과 인정을 받고자 하였습니다.

바리새파는 마카비 혁명이후 유대 사회에 큰 영향력 있는 분파로 부상했고, 예수님 당시 바리새인들이 약 6000명 정도 활동했다고 알려집니다. 바리새인은 완전한 지배계층은 아니었지만, 실력 있는 중산층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새인의 위선을 비판하는 대신,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의 자유로운 구약 해석을 비판했습니다.

둘째 에세네(Essenes)파입니다. 에세네파 사람들은 주전(主前) 130-주후 70년경 시기에 광야에서 고립된 집단생활을 하였습니다. 스스로 구별된 자라고 자처했던 바리새인들이 율법에 대해 철저하지 못함을 비판하면서 에세네인들은 광야에서 도피 생활을 하였습니다. 에세네파는 세속과 철저한 단절 속에서 율법의 요구를 이룰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에세네파 가운데 여러 공동체가 있었는데 이 가운데 쿰란이라는 마을의 쿰란공동체는 보다 엄격한 율법공동체였습니다. 광야에서 생활했던 세례자 요한은 에세네파 출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셋째 헤롯당원(Herodians)입니다. 이들은 헤롯 왕가의 권좌를 지지했던 왕가 지지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당시 팔레스틴 지역의 다스렸던 헤롯 가문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헤롯 가문이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믿었습니다. 아울러 이들은 헤롯 왕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예수님 당시 헤롯 가족 중 2명이 팔레스타인 지역을 다스렸습니다. 갈릴리 지역은 헤롯 안디바(Antipas)가 그의 형제 필립(Philip)은 갈릴리 호수의 동쪽과 북동쪽 지역을 각각 다스리는 분봉왕이었습니다. 우리가 4복음서에서 만나는 헤롯 추종자들은 헤롯 안티파스의 지지자들입니다.

넷째, 열심당(Zealots)입니다. 이들은 1세기 유대 사회 상황에서 사회 현상적으로 영향력 있는 당파이었습니다. '열심당'은 문자 그대로 '뜨거운 열정'과 '열심'이라는 히브리어에서 온 말입니다. 열심당원들 중 일부는 시카리(sicari)라고 불렸는데, 이는 '단검을 가진 자객'이라는 뜻입니다. 열심당은 실제로 자객과 같은 역할을 하며 구체적으로 사회 현장에 뛰어들어 행동으로 애국과 애족을 실천했던 사람들입니다.

열심당은 BC 6년 유다가 도마의 호적 명령에 반대해 일으킨 애국운동으로 시작된 당파로, 이들이 중심이 되어 유명한 마사다 전투에서 몰사할 때까지 항전했었습니다. 로마로부터 정치적인 독립을 주목표로 삼아 활발하게 활동했으며, 이런 이유로 예수님을 자신들의 해방자로 오해했습니다. 예수의 12제자 중에 '시몬'이 바로 열심당원이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예수를 알기 전의 모습이 열심당의 전형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많습니다.

다섯째는 사두개(Sadduees)파입니다. 사두개인은 예수와는 가장 공통성이 없는 종교인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제사장 가문의 부유계층이었고 귀족계층 출신이었습니다. 이들은 예루살렘 성전 일을 행했으며, 공회에서 지도적인 일을 맡았습니다. 사두개인들은 마카비 혁명으로 세운 하스모니아 왕조(the Hasmonian dynasty)를 지지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헤롯당파와는 거의 적대적 갈등 관계에 있었습니다.

사두개라는 말은 신약에 14회 등장합니다. 복음서에서는 대부분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을 묶어 기술합니다. 이들은 사상적으로 전혀 융합될 수 없는 당파들이었지만 예수님과 진리에 대하여 대적하는 상황에서는 하나가 되었던 것입니다. 사도행전에서는 사두개인들이 사도들의 핍박자로 등장합니다. 그들은 회심한 바울을 폭행합니다(행22:2~3).

사두개인에 대한 기록은 몇몇 고대 문헌에 등장하는데, 가장 자세하게 다루는 사람이 유대인 역사가 요세푸스입니다. 요세푸스는 그의 "유대 전쟁사", "유대고대사" 그리고 "생애"에서 각각 사두개인들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습니다. 요세푸스는 사두개인들이 바리새인들과 다른 점을 지적하며 악의 문제를 방관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학자들에 따르면 사두개인들을 정확하게 이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두개인들에 대한 역사적 자료가 반대파들의 기록에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역사가 요세푸스는 바리새인이었습니다. 요세푸스는 기본적으로 사두개인들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었습니다. 쿰란 문서와 랍비 문서에서는 사두개파를 비난하는데 필요한 내용을 간략하게 언급할 뿐 핵심 주제로 사두개인의 행적을 다루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