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하우스선교회 대표 박광철 목사
(Photo : 기독일보) 솔트하우스선교회 대표 박광철 목사

9. 영적 리더의 함정

요즘 세계 각처에서 이른바 "싱크홀"이 자주 생긴다. 안전해 보이는 도로에 갑자기 커다란 구멍이 뚫려서 그리로 지나가던 자동차가 빠지는가 하면 아무런 생각 없이 인도를 걷던 보행자가 갑자기 생긴 싱크홀에 발을 헛디뎌서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대개 지하에 배설된 수도관이나 전기 로선 또는 파이프 등으로 땅 속에 빈 공간이 생기거나 그리로 물이 스며들어서 지반이 약화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에는 땅 밑으로 지하철이 지나가는 것만 아니라 많은 공사를 하기 때문에 비가 오거나 계절이 바뀔 때에 싱크홀이 생겨 그렇게 많은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얼마 전에 보행자 도로를 걷던 사람이 갑자기 발 밑이 꺼지면서 커다란 구덩이가 생겨서 순식간에 그리로 빠져서 사라지는 일도 발생했다. 다행히 인근에 있던 사람이 그것을 보고 달려와 구했지만 이제는 길을 걸을 때에 먼 산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발 밑을 보고 조심스럽게 걸어야 하는 때가 되었다. 그런데 이런 도로의 싱크홀만 아니라 영적 지도자가 빠지기 쉬운 싱크홀들이 아주 많다. 그 가운데 몇 가지를 생각해 보면서 미리 주의하고 피해야 할 것이다.

1) 교만

지도자는 늘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고 인도하기 때문에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스스로 높은 마음을 갖기 쉽다 (잠 16:18). 강단에서 설교하는 것도 교육이요 훈련의 일부이고 행사를 주관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도 대부분 지도자들이 하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인들이 그를 "높게" 대우하거나 존중하다 보니 스스로 다 된 줄로 착각하는가 하면 많은 질문에 답변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행세할 수도 있다.

사실 교회의 어느 모임에 가도 대체로 목사가 상좌에 앉으며 또 지도자 대우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른 이들과 더불어 음식을 먹을 때에도 목사가 식사를 먼저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만일 목사가 뒤로 쳐지려고 하면 다른 교인들이 오히려 불편해 한다. 그런 가운데 목사의 마음 속에는 아주 은밀하게 교만이 싹트고 자랄 수 있다.

모든 죄의 바탕에는 교만이 깔려 있다. 아담과 하와도 하나님의 말씀보다 자기들의 판단이 옳은 줄 착각하는 교만에 빠졌다. 그들은 항상 하나님의 말씀에 복종해야 하는 것이 즐겁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당연히 하나님이 말씀을 따라야 했지만 마음 속에 다른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마침 마귀가 뱀의 모습으로 그에게 접근하여 하나님의 일방적인 말씀에 대해서 회의를 갖게 하고 반론을 편 것이다.

즉 사탄은 아담과 하와 편에 서서 그들을 위하는 척 했지만 실상은 그들을 배반자로 만들어 범죄하게 했다. 그러자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고 마귀와 한 마음이 되어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게 되었다. 교만이 그들을 죽음의 길로 이끈 것이다. "그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들어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 (롬 5:12). 그들만 아니라 온 인류가 죄인으로 떨어지게 했다.

사울이 처음 이스라엘의 왕이 될 때에는 겸손하여 그런 영광스런 자리를 피하려고 했지만 후에 왕이 되어 높아지고 권력이 강해지면서 교만해졌다. 그래서 제사장만 할 수 있는 일을 감행하는가 하면 자기보다 인기가 많은 다윗을 죽이려고 창과 칼을 던지는 만행도 서슴지 않고 행했다. 그러나 그는 전쟁터에서 비참하게 죽었다.

헤롯왕의 경우는 교만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잘 보여주는 사건이다. 그가 빛나는 왕복을 입고 백성들 앞에 서서 말할 때에 사람들은 그를 향하여 아첨하고 칭송하면서 마치 신의 음성과 같다고 추켜세웠다. 그는 우쭐하여 "헤롯이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지 아니하므로 주의 사자가 곧 치니 벌레에게 먹혀 죽으니라" (행 12:23). 교만이 그를 처참하게 죽게 한 것이다.

그 가운데 바리새인들은 그들의 엄격한 종교성을 자랑하고 종교적 지위를 자랑하는 교만한 자들이다. 그의 교만한 기도를 보라. 어느 바리새인이 성전에 올라가 기도했는데 거기 죄인으로 취급 받는 세리도 기도하고 있었다. 바리새인은 "서서 따로 기도하여 이르되 하나님이며, 나는 다른 사람들 곧 토색, 불의, 간음을 하는 자들과 같지 아니하고 이 세리와도 같이 아니함을 감사하나이다. 나는 이레에 두 번씩 금식하고 또 소득의 십일조를 드리나이다......" (눅 18:11-12). 그는 하나님께 기도할 때에 자기 자랑을 열거한 것이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그의 "화려한 기도"에도 불구하고 의롭다 함을 받지 못하고 교만한 마음을 지닌 채 성전을 내려갔다고 말씀한다.

자주 설교하고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기 때문에 스스로 옳고 온전하다고 착각하는 지도자는 결국 무너질 것이다. 특히 교회가 성장하여 교인의 숫자가 늘고 건물이 확충되며 예산이 증가할 때에 목사는 더욱 조심하여 자신을 낮추는 것을 배워야 한다. 무엇보다도 스스로 겸손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가장 교만한 사람인 것을 알라.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고 특히 영적 부패의 원인이다.

2) 이기심

대부분의 교회에 조직이 있어서 교회 문제를 각종 위원회 등에서 의논하지만 지도자는 교회 문제에 있어서 자주 개인적으로 중요한 결정을 하게 된다. 그것은 결코 자신의 유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 세상의 마지막이 가까울수록 사람들은 자신을 사랑하는 이기심에 빠진다고 성경이 경고한다. "사람들은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긍하며 교만하여 훼방하며 부모를 거역하며 감사치 아니하며 거룩하지 아니하며" (딤후 3:2). 이런 것들은 모두 이기심의 표현이다. 이기적인 사람은 세상이 마치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착각하는 죄를 범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훌륭한 비전과 꿈을 말하지만 적지 않은 경우에 그런 것들이 개인적인 야망이 되기도 한다. 진정으로 성숙한 영적 리더는 나 자신의 계획과 꿈이 아니라 하나님의 꿈을 이루는 것에 집중한다. 이기주의는 어느 한 사람 개인에 그치지 않고 자기 교회 중심적인 이기주의, 자기 민족의 이기주의 등 집단적 이기주의도 있다.

에서의 쌍둥이 형제인 야곱은 이기적인 사람이다. 그는 자기의 유익을 위해서 형을 속이고 장자권을 갈취했고 또 아버지를 속였다. 사실 그의 외삼촌인 라반도 야곱과 견주어 뒤지지 않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에서의 후손인 에돔 역시 이기적이어서 형제의 고난에 대해서 무관심하고 오히려 기뻐하기도 했다. 그러나 초대 교회의 성도들은 가난하지만 고난 당하는 성도들에게 자신의 것들을 아낌없이 나누고 베푸는 이타적인 신앙의 모범을 보였다.

그러나 현대 교회에서는 이타심보다 이기심이 더 강하게 보인다. 주변에 있는 다른 교회에 어려움이 생겨서 내 교회로 교인들이 이동하면 환영하는 것이나 또는 전도를 빌미로 다른 교회 교인을 "빼앗아" 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의 일부 목사는 교인의 헌금을 유용하여 자기 취미생활과 오락으로 쓰는 것이 발각되기도 했다.